화제의 경차! 박스카 레이를 타본 건 이미 꽤 되었다. 하지만 귀찮기도 했고, 바쁘기도 했고... 무엇보다 글 쓸 의욕이 없어서 안 쓰고 버티다가 이제 본격적인 블로그 가동을 위해 첫 시승기로 써본다.

미리 말 하지만 앞으로의 시승기는 짧다. 디테일 한 설명 같은 건 없다. 어차피 그런 부분은 갈수록 업체 카탈로그를 지향하는 친절한 파워 블로거들의 시승기를 참고해주길 바란다.

레이...지난번에 경차라서 꼭 싸야해? 라고 글 썼다가 무려 100개가 넘는 댓글 폭탄을 맞은 적 있다. 내가 응대 할 필요 없이 댓글에서 재미있고 다양한 의견이 교류되었었는데, 일단 난 레이가 싼 자동차여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경차라고 무조건 싸야한다? 그건 여자는 집에서 살림만 해야 한다는 쾌쾌묵은 옛 사고 방식과 다를 것 없다고 난 생각한다.

아무튼 지난번 레이 관련한 포스팅의 링크는 남겨둘테니 볼 사람은 보시라.

( 기아 박스카 레이, 경차라서 꼭 싸야해? :
 http://doksulga.com/1661 )

레이는 지난해 말부터 총 4번에 걸쳐 시승을 해봤다. 옵션은 아마 최상위급으로 기억한다. 광고나 흔히 언급하는 옵션들은 전부 장착되어 있던 것으로 기억하니까 말이다.

Manual | Spot | 1/50sec | F/2.8 | 0.00 EV | 17.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2:01:12 22:03:56


레이.... 경차 주제에 가격도, 크기도 꽤 크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감 할 것이라 생각한다.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 보이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탑재된 옵션에 대해 비교를 해 보면 그 가격 상승이 터무니 없다는데에 동감 할 것이다. 물론, 소위 말 하는 옵션 장난질은 분명 존재한다. 기대해 특정 된 기능에 대해 혜택을 보려면 일정 트림 이상에 차등화 된 옵션을 따로 선택해야 하기도 하니까-_-;;;


외관

그냥 예쁘다. 그게 끝.. 고급스럽지도 않고 파격적이지도 않다. 그저 박스카의 기본 포멧에 기아의 디자인을 덧씌워 만든 느낌으로 특출나지 않다. 귀여움으로 어필해 여심을 자극할 수 있는 수준은 되겠지만, 하나의 아이콘으로 인정받기에는 부족한 느낌이다.

거기에 급은 다르지만, 대중이 정해준 라이벌인 큐브의 아성을 무너트릴 만큼의 매력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냥 기아 자동차의 박스형 경차라는 것 이외에는 따로 언급 할 무엇이 있을까?.. 하는 생각 정도가 전부다.


 
실내
 
요즘말로 '끝장난다!' 완전 넓다. 이게 경차야? 라고 말 할만하다. 본 블로그 필진 중 하나인 티디젤의 말을 빌리자면, 크루즈보다 뒷 자리가 더 넓은데요? 라고 말 한다. 동감한다. 전-후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줄이고 휠 베이스를 법규와 안전이 허락 하는한 최대한 뽑아냈다.


레이의 휠베이스는 경차 주제에 소형차 급에 준하는 무려 2,520mm나 된다... 같은 클래스 경차의 휠베이스를 보자면 모닝은 2,385mm, 스파크는 2,375mm다.

참고로 레이의 휠베이스는 소형차(1,600cc) 쉐보레 아베오와 비교해도 5mm밖에 차이가 안 난다. 참고로 아베오의 휠베이스는 2,525mm.


휠베이스란 앞 바퀴 축과 뒷 바퀴 축 사이의 길이를 말 하며 차체 구조상 이 휠베이스가 길어야 실내의 레그룸(다리 공간)을 넓게 뽑아 내어 실내 거주 편의성을 올릴 수 있다. 운동 성능과 관계하여 직진성이 향상되기도 하나, 고성능 경차가 아닌 한 사실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 특히, 레이같은 공간 확장을 위해 박스카로 만든 차에서 성능이란... 아쉽긴 하지만, 애초에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다.

넓은 실내는 비단 긴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전-후 길다란 공간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시트 및 도어 트림과 크래쉬보드, 하이루프 스타일의 시원한 머리 공간 등.. 입체적으로 공간이 확대되어 정말 넓다. 신호 정차 등 상황에서 기지개를 펼 수도 있다.

기아 모닝에 이어 레이도 경차 치고는 정말 호사로운 옵션이라 할 수 있는 '스티어링 휠 열선 장치'를 가지고 있다. 운전대에 열선이 들어오는 것인데, 얼마 전 스티어링 휠 열선 사고 동영상 덕분에 걱정되기는 하나...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정말 요긴한 아이템이다.



수납 공간 대해서 짧게 이야기 하자면, 공간이 너무 많아서 나처럼 건망증 심한 사람은 휴대폰이나 지갑 등을 찾기 위해 차를 길가에 세워야 할지도 모른다. 실제 시승 때 그런 경험이 있기도 하니... 과장은 아니다. ( 셀프 엿?! )

하지만, 높은 가격이라는 대중의 인식에 부합하지 않는 실내 품질은 너무도 아쉽다. 역시나 가격과 옵션만 경차의 벽을 넘었지, 마감 품질등은 떨어진다.

정말 웃긴 건 광고에서는 공간 활용성을 그리 말 하면서 2열 시트를 폴딩 시키려면 4개 트림 중 상위 2개 트림을 선택한 후 별도의 옵션을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말 하는 옵션 장난질을 한다는 것이다. 상위 옵션을 누리려면 돈을 더 내는 것이 분명 맞기는 하나.. 활용성을 강조하는 차에서 이런 건 좀 아이러니 하다.


성능
 
레이의 성능은 좌절스럽다. 특히 가속 성능은... 인내심을 길러 인격 수양에 도움이 될 수준. 사실 평지에서의 가속력은 나름 괜찮은편인데, 오르막을 만나 달려보니 아주 "C#$&"라는 상스런 말이 절로 나온다. 내 인격 문제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끝내려 했지만, 경차 경험이 많지 않은 운전자이거나, 모닝과 스파크에 익숙한 사람들이 시승해보곤 대체적으로 부족한 가속력을 지적한다.

물론, 레이는 경차이며.. 기존 경차 대비 커진 차체와 늘어난 무게(모닝대비 약 100kg증가)때문에 가속력이 더딜 수 밖에 없었음은 너무도 자명하고, 당연한 것이지만.. 가속력에 아주 조금이라도 욕심을 낸다거나, 다른 자동차들 사이에서 굼뜬 주행을 하지 않으려면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다. 욕심... 아니 기대를 안 하고 타지 않는다면 연료비가 소형차 수준으로 나올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갑갑하다.

더군다나 변속 타이밍이 유달리 느린 변속기 역시 아쉽다. 수동변속기 모델이 있을까? 해서 제조사 홈페이지를 찾아보지만, 전 트림 수동 변속기를 선택할 수 없고, 앞으로도 출시 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코너링에 들어선 레이는 생각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꽤 높은 전고 때문에 코너링 시에 휘청거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잘 잡아주고 잘 돌아나간다. 쏠림 현상이 예상대로 많이 발생하고 눌린 쇽업쇼버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쫀득한 느낌을 받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해 할 수 있는 건 이차는 애초 퍼포먼스 주행과는 거리가 먼 일상용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 차종인 모닝과, 스파크에 비해서 아쉬운 건 분명하니 이야기 하자.

당연한 이야기지만 핸들링도 그렇다. 스티어링 휠을 잡고 여기 저기 돌려보면 아쉬움이 묻어난다. 과거에 비해서는 조금 진보한 MDPS라는 느낌도 들지만, 그 이질감은 아직 현대/기아의 숙제다.

승차감역시 어설프다 특히 요철을 넘어갈 때 앞, 뒤 서스펜션이 각기 따로 노는 그 느낌은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다. 역시 노면 좋은 길로만 다니면 느끼기 힘들겠지만, 도로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요철상황에서 승차감은 최악이다. 하체구조가 성능과 승차감과는 철저하게 거리감을 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제동력... 초반 반응이 제법 날카로웠다. 마치 뒷 바퀴 캘리퍼는 빠져 나간 듯 앞 바퀴에 급작스레 제동력이 집중되는 느낌으로 이질감이 상당하다. 그렇다고 휘청거리지는 않았는데, 느낌이 좋다고 볼 수는 없었다. 시승 중 택시가 갑작스레 끼어들어 제법 다급하게 제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불쾌한 제동 감성과 별개로 제동 성능 자체는 나름대로 훌륭했다. 하지만, 역시 느낌은 기억하고 싶지 않다.

연비... 안 좋다. 제원 상의 연비를 기록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제원상 연비가 리터당 17km를 간다고 하는데, 내 경우 어떠한 방법을 써도 15km/l이상의 연비를 뽑을 수 없었다. 박스카 특성상 공기 저항을 많이 받아 고속도로 100km/h항속 주행에도 연비는 안 좋았다. 심지어는 내리막길에 중립을 넣어보니(같은 환경에서 대부분 자동차는 속도 증가 혹은 유지) 속도가 줄어드는 경이로움을 느끼기도...

경차라고 무조건 연비가 좋아야 한다는 건 내 취향과 다르지만(그러면서 수동변속기 수요가 너무 적었다. 그래서 이제는 없다.) 레이의 가속력과 다른 여타 성능을 볼 때 연비는 너무 아쉽다. 시승 중 내 평균연비는 약 12km/L였다. 이는 내 기준으로 같은 구간 쏘나타 2.0에 해당하는 연비다. 그러면서 가속 성능과 소음에 대한 스트레스는 훨씬 더 심하다. 최소한 연비라도 좋아야 하지 않을까? 예쁘기만 하고.-_-;;




시승기를 마치며...

레이를 시승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실내의 넓은 공간이다. 신호대기 때 기지개를 필 수 있을 정도였고, 스티어링 휠에 장착 된 열선 옵션은 이번 추운 겨울 꽁꽁 언 손으로 운전을 해도 금새 풀려 노곤함까지 느끼게 했었다.

승차감은 많이 안 좋았고. 시야는 그럭저럭... 경차 치고는 아쉬움을 토로할 수 있을 것 같다. 경차는 보통 운전도 쉽다고 할텐데, 레이는 여러방면에서 기존 경차와 차별성을 두는 것 같다. 그것은 긍정적인 면 이외에도 부정적인 면을 같이 가지고 있는 듯...

한 가지 레이를 타면서 흥미롭고 재미있던 일은 레이를 타고 운전할 때는 기존 경차에서 받던 타인의 압박갑을 덜 받는 다는 것이다. 경차이고, 국산차인데도 양보도 잘 해주고, 압박을 당하는 일도 없었다. 이 부분이 경차 타는 사람들에게는 어필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는 성급한 이야기를 해본다. 내 경우 경차를 탈 때 타인이 경차에 보내는 무시어린 시선이 꽤 신경 쓰였으니까.

레이.. 경차 치고는 높은 가격, 넓은 공간, 새로운 스타일 등 국내 경차 시장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킨 차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아직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고.. 머지 않아 다양한 장르의 경차가 국내 시장에 출시되기를 바라며, 그 초석을 레이가 다져주길 바란다. 과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레이가 개척할 박스형 경차 시장은 어떤 형국이 될까? 많이 기대된다.


P.S: 대충 써봤고, 아쉬운 부분이거나, 생각나서 따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은 추후에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음! 각 기능 설명이나 상세 설명은 제조사 홈페이지나 혹은 그를 지향하는 블로그 등에서 찾아보시길^^;;;.


 

Posted by 독설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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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심스레... 크루즈보다도 많은 수납공간... 넓은 뒷좌석... 그리고 좌우가 폭이 작지만 절대 불편하지 않게 설계되어 있었어요..... 시트고가 높아서 누운듯한 느낌은 아니지만 마치.. 지옥철에서 서있다가 않아서 가는그런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ㅋㅋ 저 뭐래는거에요..ㅋㅋ
    아무튼 이차가 필요한사람은 꼭 있다는것... 유모차를 넣어야 하고 뒷좌석에 베이비 시트 2개를 설치해야 하고 SUV까지 구매 할 필요는 없는 분들에게는 필요한 차라고 생각합니다. ㅋ

  2. 살아는 계셨군요 T-디젤님
    그런데 겉으로 보기엔 가속성능이 나빠보이지 않았는데 실제론 좋지 않았군요
    (요새 한두번씩 만나게 되는 레이... 모두 저 시퍼런색..;)
    얼핏 보기에도 소울하고 덩치가 비슷해 보이던데요.
    그래서 그런지 경차같지 않은...
    뭐 다음해부턴 엔진 튜닝 들어가서 좀 더 성능이 나아지것죠
    (제 차는 뉴스포티지 최초모델이라 105마력밖에 안됩니다. 나중에 VGT 얹고선 125마력으로 가더니만... 쩝)

  3. 저도 타봤는데 탑승가능한 실내 공간의 넓이는 정말 어마 어마하더군요.
    차량의 성능은 그냥 쩝...

  4. 뒷자리 빼버리고 트랜스액슬+고배기량 올리는겁니다 ㅋㅋㅋㅋㅋ

  5. 근데.. 보면 볼수록 참 못생겼습니다.
    레이 전면부는 고전 게임에 나오던 어떤 캐릭터를 닮은 것 같은데 당췌 생각이 안나요.

  6. 높이를 10cm 정도 줄이면..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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