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공기 전복으로 인근 도로를 주행중이던 운전자 한명 사망, 3명 부상의 이야기를 접하고... 순간 천공기가 뭐지? 라고 생각했다. 사실 토목 기술자인 나도 이따금 명칭을 혼동하곤 하는데, 일반적으로 현장에서는 천공기를 보고... 'CIP나 오우거 혹은 항타기 등'으로 부른다. 그래서인지 처음 천공기라는 소리에 그게 뭐지? 하며 궁금해했다.

일단 이번 참극에 대해 현재 흔한 여론처럼 나도 '인재'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시점에서 정보가 별로 없었지만, 현장에서 벌어지는 대다수 사고가 천재 지변이나, 예측 불가의 사고라기 보기 힘든 사람의 실수 및 무관심으로 벌어지는 인재인 경우가 많잖은가?.

이번도 내가 보기엔 그렇게 보인다. 일단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왕 이슈가 된 김에 천공기가 어떠한 장비인지, 왜 위험한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을 하기 위함이다.

일단 이 천공기라고 부르는 설비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특정한 물체(빔, 파일, 시트 등)를 지면에 관입 시키기 앞서 그러한 것들이 안착할 수 있도록 구멍을 뚫는 장비이다. 터널 굴착 장비인와 다른 점은 그 크기(직경)이외에도 수직으로 굴진을 하느냐, 수평으로 굴착을 하느냐의 차이가 있다.

일단, 이번 사고가 난 장비는 수직으로 굴진을 하는 장비다. 흔히 잘 알고있는 지하수 개발 때 지하수를 끌어 올리기 위해 강관을 땅에 박아 넣는 것과 비슷한 장비다. 다만, 거대 파일이나 빔을 관입하기 위한 장비로 높이는 10여미터 이상, 그 무게는 100톤 가량(혹은 이상)이나 나가는 거대한 기계이다.

이 기계의 사용을 흔히 볼 수 있는 곳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이다. 그 이외 여러 토목 및 대규모 건축물 현장에서 볼 수 있지만, 일단 우리 주변에 흔한 것이 아파트기에 예를 들어본다. 

아파트와 같은 커다란 건물을 만들 때 초기에 '땅~ 땅~' 하는 굉음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마치 망치질을 하는 듯한 그런 소리 말이다. 바로 이것이 이번 사고를 일으킨 천공기(항타기)의 기능 중 해머 타격 시에 발생하는 소음이다.

이러한 작업을 하는 이유는 거대한 구조물(건축물 등)을 지을 때 지반이 연약해 장,단기적인 침하 발생으로 구조물이 손상되거나 붕괴되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암반 등 강건한 지반까지 파일을 관입해 일종의 기둥 역할을 한다. 동시에 연약 지반에 여러개의 파일이 관입됨으로 인해 지반의 간극이 줄어 밀도를 올려 개량을 할 수 있다. 지반 간극에는 보통 물과 공기등이있는데, 집수정을 통해 양수 작업을 하며 안전한 구조물을 만들 때 사용한다. 이 외에에도 '치환(교체)'하는 작업도 있다. 연약한 지반을 다 걷어내고 새로 다져넣는 공법....아무튼..

이해를 돕기 위해 구글을 통해 그림을 퍼왔다.

사진 좌측이 일반적인 천공기다. 흔히 생각하는 포크레인(백호)와 비슷하게 생긴 장비에 무한궤도를 가지고 수직으로 서는 레일을 가지고 있다.

이 레일을 통해 드릴을 작동 시켜 단순히 천공만 하는 장비도 있고, 천공과 동시에 규격에 맞는 강관(파이프)을 관입 시키는 장비도 있다.

다양한 장비가 있어서 쉽게 일반화 시킬수는 없지만 독설가가 현장에서 일 할 때는 보통 지반 개량을 위한 공법으로 파일(원형 콘크리트 기둥)을 관입시키곤 했었다.

방법은 간단하다. 좌측 사진 속과 같은 장비에 드릴이 달려 지면에 천공을 하고 레일이 특정 방향으로 살짝 회전해 해머를 사용하는 것이다.

개별적으로 두개의 장비를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지만, 실제로 본적은 없다... 늘 한대의 기계로 두 가지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것을 봤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천공을 하자마자 즉시 파일을 관입 하는 것이 천공 후 지반이 침하 또는 토사가 유입된 상태보다 좋을 것.

일단 여기서도 사고가 종종 벌어진다. 이번 사고의 경우는 글 뒷 부분에서 언급을 할 것이고..

앞서 말한 '해머'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천공 후 파일이나 빔, 혹은 시트파일 등을 지면에 견고한 안착 및 제 위치를 잡기 위해 때리는(항타) 작업을 하는 해머는 무게가 중요하다.

보통 1톤~2톤 이상의 무거운 원형 기둥 모양을 하고있는데, 이따금 파일이 두꺼워지고 관입 깊이가 깊어지는 경우 필요에 따라 1톤 가량의 무게를 덧붙이기도한다. 이때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해머 자체의 교환이 아닌 용접을 통한 해머 길이 연장(무게증가)인데, 서로 마주보는 해머의 넓은 접촉면이 아닌, 서로 맣닿은 테두리만을 용접해서 작업을 하다보니.. 약 10여 미터에서 2~3톤의 쇳덩이가 자유낙하하며 관입작업을 하다보면 용접 부분에 균열이 생기어 이따금 추락하는 경우도 있다.

Pattern | 1/640sec | F/4.0 | 0.00 EV | 7.3mm | Flash did not fire, auto mode | 2010:09:08 20:53:39

(강관을 기계의 힘으로 관입하는 장면이다. 관입되는 물체에 따라 유압으로 소음 없이 밀어 넣는 경우도 있고, 거대한 해머로 타격해 억지로 때려박는 경우도 있다.)

실제 국내에서 그러한 사고가 몇번 있었는데, 용접해서 떨어진 해머가 작업을 진행하는 인원 및 장비 조종수를 덮쳐 사망 및 부상케 하는 사례가 있다. 기껏해야 0.1톤 남짓한 인간의 신체가 10여미터 높이에서 낙하하는 1톤짜리 쇳덩이에 맞으면 어떻게 되겠는지는... 말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너무도 잔혹한 표현이 될테니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 발생한 사고와 같은 전복이 있다. 사실 공사 현장 개소 및 작업 시간대비 이러한 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실질적으로 꽤 위험한 이러한 천공 작업에 있어 사고율은 자동차 사고율보다 낮다. 하루에 10m짜리 파일(직경 400~600mm)을 수백개를 관입하는 빠른 작업 속에서도 어지간해서는 사고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의 피해는 너무나도 엄청나서 이와 관련한 시방서 및 안전 관리자의 지속적인 교육 및 지도, 그리고 현장 책임자의 관리가 진행되어야 한다.

일단 전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장비의 운행 속도를 제한한다. 작업이 급하다고 조작을 빨리하는 일은 없다. 100여톤에 육박하는.. 혹은 이를 능가하는 설비이기에 필연적으로 무게 중심이 높아 급격한 조작에 무게 중심을 잃어 전복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상 느리게 작업하고, 이동을 할 때에도 역시 느리게 이동한다.

특히 천공과 항타를 같이 하는 설비의 경우 거대한 레일 이외에도 추가로 해머를 달고 이동하기에 거칠게 조작했다가는 해머가 무게추가 되어 마치 거대한 종처럼 흔들려 전복을 초래할 수도 있어 더더욱 주의를 요한다.

Normal program | Pattern | 1/400sec | F/2.8 | 0.00 EV | 5.1mm | ISO-100 | Off Compulsory | 2009:05:14 10:26:25

또.. 애초에 이러한 장비가 사용되는 환경이 이미 지반 개량을 위해 투입되는 만큼 작업하는 구획 토양의 문제로 지반의 침하는 늘 우려된다.

따라서 막대한 장비의 하중을 분산시키고, 수평을 유지해 장업성 및 안전성을 향상 시키기위해 약 30mm이상의 강판을 설치한다.

좌측 사진을 보면 바닥에는 물이 고여 있다. 어떠한 이유로 바닥면에 물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저러한 상황에서 무거운 장비가 무게중심이 높은 상하로 움직이는 드릴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중 지면이 연약하여 침하되는 경우 기울어져 장비 전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가늠 할 수 있다.

그래서 하중을 넓은 단면적에 골고루 분산 시키기 위해서 철판을 설치하는 것이다.

좌측 사진정도면 거의 메뉴얼에 근접한 수준이다.

하지만, 언제나 이야기하는 우리네 안전 불감증은 실제 현장에서 저러한 철판 설치를 안 하던가,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를 왕왕 보게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저러한 부분에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또, 지나가며 언급했지만, 이 장비는 기본적으로 무게중심이 높아 늘 전복의 위험을 안고있기때문에 수평 유지가 중요하다. 과거 장비는 장비를 조종하는 이의 실력에 따라 수평을 맞추었지만, 현대식 장비는 센서를 통해 수평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장비가 어떠한 장비인지는 모르겠다. 요는... 이 장비는 수평 맞추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글이 길어진다.... 여기서 조금 벌려 놓은 글을 마무리 해야겠다. 이번 사건에 대한 원인은 아직 자세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위에 언급한 내용 중 사건의 원인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 현재 쏟아져 나오고 있는 뉴스는 아직 신뢰하기 힘든 것이 사건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현재 사망자 발생으로 그쪽에 포커스가 맞추진 상황이라... 아마도 제대로 분석되기 보다는 다소 불 확실한 증언 및 추측이라 보인다.


사실... 그 어떤 이유가 되었더라도.. 이러한 사고는 늘 안전 불감증 때문에 벌어진다. 조금 편하려고, 조금 더 빨리 하려고... 아주 조금 안전을 도외시하면 언제고 이런 사고는 또 찾아올 수 있다. 그래서 작업자의 세심한 주의와 양심적인 절차 준수가 필요하고, 공사 책임자의 책임감 있는 감시 및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담당 기관의 지속적이고 확실한 안전점검역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고를 통해 천공기의 위험성이 대두되었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공포를 느껴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사고시에 그 피해는 너무도 크지만, 그 확률은 분명히 적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 때문에 천공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사회적 혼란을 겪을 까봐 난 그게 더 걱정이다.


평소 우리의 생활 반경내 공사 현장에서 지면 개량을 위해 꼭 필요한 천공기는 그리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너무도 당연하게도 이러한 대규모 공사기계는 안전 수칙만 철저히 준수하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데, 소홀안 안전에 대한 인식과 바르지 못한 관행으로 이러한 사고가 가는 것 같아 너무도 안타깝다..



                                                         삼가 고인에게 명복을 빌며 글을 마친다.





Posted by 독설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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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국 언론이 그렇지요 뭐,, 냄비언론, 냄비국민, 냄비,,,,사상.
    뭐 하나 어쩌다 사고나면 "사고났대" "사람이 죽었대" "위험한거래"
    안전수칙을 안지켜서 사고났단 사실은 간과하고,
    사고나고, 사람 죽고 위험하니 이제 건물 짓지 말고 강남에 고층건물 다 부시고 집에가서 흙벽돌 구워서 초가집 잘 지어 사세요.
    ㅉㅉ 천공기 규제나 안나왔으면 좋겠습니다

  2. 즐겨찾기한사람 2011.11.18 10:05 신고  수정/삭제 댓글쓰기 댓글주소

    제가 살고 있는곳에 지하철 공사가 한창입니다..(부산 사하구 다대동)

    천공기가 지하철역이 생길법한곳에 한대씩 세워져있는데요...

    어제 뉴스보고 출퇴근길이 무서워 지더군요 ㅠㅠ

  3. 안전불감증...ㅠ.ㅜ
    언제나 소 잃고 외양간고치고 소 넣을쯤되면 외양간 다 부서져있고...-_-;;;
    또 소 잃고...반복

  4. 우리나라의 빨리빨리 근성과 하청업자에게 닥달하는 원청업자들 때문에 생긴 문제일겁니다요..아마도..
    안전수칙 다 지키며 하는 공사장 드물걸요? 몇 가지 쯤은 무시하고 강행하니.. 항상 그것때문에 탈이 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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